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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과 건강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는 말은 건강에 대한 상담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가장 많이 듣는 말일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규칙적인 생활은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라,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라는 주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면을 규칙적으로 하라는 말이다. 수면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일주기 리듬이기 때문이다.

  흔히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라."는 말도 들어본 말일 것이다. 이것은 바로 자연의 리듬에 맞추어 인간이 생활하라고 설명하는 금언으로 춘하추동의 4계절에 맞추어 살아가라는 말이면서 또 날마다 수면시간을 잘 지키라는 말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동서양의 의학 교과서에서는 "일주기 리듬을 지키는 것"이 건강유지를 하는데 있어 무척 중요하다고 거듭 설명하고 있다.

  불면증과 기(氣)
 일주기 리듬의 이상으로 생기는 질환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불면증인데, 한의학에서 이를 기와 연관을 시켜서 설명하고 있다. 즉 기가 일과 중에는 인체의 밖을 순행하므로 잠이 오지 않고 밤에는 인체의 안으로 들어감으로 잠을 자는데 밤이 되어도 기가 인체의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으로만 돌면 불면증을 야기하게 된다.

  그렇다면 만약 이렇게 중요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우리에게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수면이 부족하다면 우선 신체적으로 피로할 것이다. 낮 시간에도 잠이 와서 일상생활을 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집중력은 떨어질 것이고 불안한 증세도 생길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단기간의 수면장애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지속되어 만성화된다면 결과적으로 단순히 피로나 정신적인 증상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인체의 전반적인 면역기능의 저하가 동반이 되고, 이런 면역기능의 저하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낮게 하고 결국 불면증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여러 다른 질병에 이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감기가 쉽게 걸리고 또 감기에 걸리면 잘 낳지 않게 된다. 불안한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훨씬 더 불안을 심하게 느끼고, 이런 다양한 정신적 육체적 증상으로 인하여 무기력하여 우울증과 같은 증상으로 이행되기도 한다.

 불면증환자 임상례
  임상에서 접하는 불면증환자의 경우를 보자.
 "한 환자가 잠을 자게 해 달라고 병원을 찾았다. 그러면서 잠을 자지 못하니까 아침에는 머리가 무겁고, 하루종일 졸리며, 직장에 나가면 일도 하기 싫고, 저녁이 되면 머리가 지끈 지끈 아프며, 다시 밤이 되면 오늘도 어떻게 하면 잠이 들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호소하였다. 이처럼 불면증 환자는 흔히 무기력, 두통, 어지러움, 건망증, 피로감, 불면불안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야말로 복합적 증후를 앓게 된다. 잠은 의식의 휴식상태로 이를 통해 사람들은 일과중의 여러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 쉴 수 있고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는데, 불면증은 이러한 수면을 박탈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리지 못하고 계속 쌓여서 만성적인 피로상태로 이르게 된다..."

  이렇듯 다양한 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약만 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될까? 그러나 수면제 복용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또 다른 증상이 생기는 경험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불면증의 근본적인 치료는 증상만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불면이 된 원인을 찾아 해결해 주어야 한다.

  한의학에서 보는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여 생각이 많아서 생기는 경우, 가슴이 답답하여 생기는 경우, 몸이 지나치게 피곤하여 생기는 경우, 감기 등의 신체적인 질환으로 인한 경우, 정신질환으로 인한 경우 그리고 나이가 많아 생기는 경우로 나눌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 따라 치료처방에 차이가 난다. 또 소화가 잘 안되어 나타나거나, 밤에 소변이 마려워 잠을 깨는 경우, 그리고 불안한 증상이나 악몽으로 인하여 불면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원인질환의 치료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수면장애 극복방법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약물이나 침 등의 치료방법이 있기는 하겠지만, 일상생활 중에 할 수 있는 방법도 물론 있다. 이러한 증상이 아래의 방법을 통하여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야겠지만 말이다. 우선 잠을 자기 전에 기를 충분히 아래로 끌어내리는 방법을 도모하여야 한다. 우유나 율무차와 같이 뇌를 각성시키는 성분이 없는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수면을 도와줄 수 있다. 따뜻한 기운을 배에까지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또한 뜨거운 물로 족탕을 하는 방법도 있다. 잠을 자기 전에 뜨거운 물에 다리를 담그는 방법으로 이 방법 역시 기를 다리아래까지 끌어내리는 효능을 지닌다. 그밖에 양파 향 같이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취하게 하는 향을 맡아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산조인(멧대추) 볶은 것을 차로 해서 마시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다. 물론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해야 하고 낮잠자는 것은 가급적 피하고, 잠을 잘 때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잠을 잘 때는 충분히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분위기를 조용히 하고 어둡게 하며, 자는 중에 깨지 않도록 그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잠이 보약이다'
 "잠이 보약"이란 속담이 있듯이 잠이 중요한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잠에 대한 이야기를 정신의학적으로 한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잠이 그날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항시 긴장된 생활을 하고 있다. 아무리 기분 좋은 일을 하고 지냈다고 하여도 몸은 자연스럽게 경직이 되고, 밤이 되면 피로가 축적이 되어 몸이 가볍지가 않게 된다. 그런데 바로 수면시간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충분히 이완시킴으로서 다음날 아침 우리의 몸과 마음은 다시 가뿐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화를 내고 잠을 잔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스트레스를 끙끙 앓으면서 잠을 청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의 몸과 마음은 그날 밤 더 이상 이완되지 않고, 더욱 경직이 된다. 스트레스는 풀리지 않고, 긴장된 우리의 몸과 마음도 더 이상 안정이 되지는 않는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더욱 긴장된 몸과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일어나게 되고 또 그날의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물론 이런 현상이 지속이 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병이 들게 된다. 결론적으로 확실하게 말하면, 잠을 자기 전에 화를 풀어버리고 잠을 자라는 말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잠은 일하는 것, 즐기는 것과 함께 우리 인생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는 중요한 일이다. 잠을 잘 잔다는 것은 깨어있을 때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이고, 우리가 인생을 보다 열심히, 보다 재밌게 살 수 있는 밑거름이기도 하다.

 

김종우 한방신경정신과교수

작성일 2020-03-30 조회수 6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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