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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치질을 앓는 이가 점점 늘어 가고 있다. 전체 인구의 약 4%가 가지고 있다고 하며, 중년층에서는 절반가량에서 발견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 특히 운전, 영업, 금융, 사무직 등의 장기간 걸어 다니거나 앉아 있는 근무환경에 있는 직장인에게서 발병율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이다. 치질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배변중 치핵의 돌출뿐아니라, 배변중 항문주위에서 갑자기 다량의 출혈로 인하여 놀라게 되기도 한다. 치질은 인간이 서서 걸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그 대가로 얻은 병이라 할 수 있겠다. 2500여년전에 쓰여진 한의학의 고전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도 치질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이러한 치질의 종류와 원인, 증상, 치료법 및 예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항문은 직장의 끝부분으로 여기에는 정맥총이라는 혈관의 다발이 몰려 있어 혈액순환이 장애되면 그 벽이 늘어나서 치질결절이 발생한다. 의학적으로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항문농양 등을 모두 포함하여 지칭하는 말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치질이라고 하는 것은 실은 치핵을 말하는 것이다.

치핵이란 항문의 점막아래 있는 핏줄이 울혈로 인하여 부어 오르면서 늘어나 돌출한 것으로 항문질환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이중 항문의 안쪽에 발생하면 내치핵(암치질)이라 하고, 밖으로 돌출한 것을 외치핵(숫치질)이라 한다. 인간은 직립동물이어서 누구나 정맥피의 무게에 의한 중력에 의하여 항문의 정맥이 팽창할 소지가 있다. 여기에 소음인(少陰人)처럼 체질적으로 내장의 기능이 약하여 항문 점막하 정맥이 늘어지면 쉽게 팽창해 치핵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오래 앉아있거나 서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젊은 나이에도 치질로 인하여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식생활이나 잘못된 배변습관, 생활습관으로 항문에 과도한 긴장이 오거나 복압이 올라가도 치핵이 생긴다. 대부분 남자가 여자보다 잘 걸리지만 여자도 임신중이나 출산직후에 혈관이 늘어나 주로 외치핵에 잘 걸린다.

특히 운전기사 등과 같이 주로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신문을 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치핵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밖에도 치정맥의 흐름을 폐쇄시키는 간경화, 간문맥혈전, 점막염증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치질이 생기면 증상이 없을 수도 있으나 대개는 출혈, 동통, 항문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없다가도 과음, 과로 등의 무리를 한다거나 피곤하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이들 증상 중에서도 갑자기 생긴 항문 출혈의 경우 놀라게 되는데, 출혈양이 많고 빈도가 잦으면 다른 큰 병이 아닐까 걱정이 커진다. 그러나 이러한 출혈은 치질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출혈양이나 빈도는 치질의 진행단계와는 무관하다. 단지 직장암으로 인한 출혈의 경우 색도 검붉고 약간 굳어 있으며 조직도 같이 섞여 나와 썩는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구별이 된다.

치핵과 달리 치루(痔漏)는 항문점막의 미세한 점액분비샘에 균이 침범해 그 염증으로 농양이 생기는 것으로 항문주위로 고름이 나오게 된다. 가만 놔두게 되면 항문주위에 개미굴처럼 복잡한 길이 뚫려 치료하기 어려워지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한의학적인 치료법, 각종 수술 및 비수술요법, 배변시 강한 힘을 주는 습관을 바꾸고 섬유소가 많은 식이요법으로 치핵의 발생과 악화를 예방하는 보존요법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한의학적인 치료법은 우선 내과적으로 아래로 쳐진 장기의 기능을 상승시키는 것을 목표로 보중익기(補中益氣)와 통증과 염증 등을 없애기 위한 활혈거어(活血祛瘀), 청열거습(淸熱濕) 등의 방법을 적절히 사용하게 된다. 여기에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진범창출탕(秦 蒼朮湯) 등이 약제가 활용되고 있다. 또한 외치법(外治法)을 같이 활용하게 되는데 세치지각탕(洗痔枳角湯)과 같은 약제를 달여 항문부위에 김을 쏘이고 다린 약제로 항문을 세척하거나 발독산(拔毒散)과 같은 고약류를 붙이거나 하는 것이다.

수술과 비수술요법의 선택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해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발과 부작용을 얼마나 줄이며 치료할 수 있느냐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치핵덩어리가 크고 배변후 밀어 넣어야 할 정도의 3기 이상은 수술요법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핵을 도려낼 때 지나쳐서 괄약근을 손상하거나, 괄약근 손상의 우려 때문에 완전히 도려내지 않아 재발이 될 수도 있어 임상경험이 많은 외과전문의를 통하여 수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 즉 배변시 출혈만 되는 1기는 내치핵 깊숙이 주사액을 집어 넣는 주사제주입법, 출혈과 함께 치핵이 튀어나오지만 자연스럽게 환원되는 2기는 고무링으로 치핵을 묶어 없애버리는 환상고무결찰술로 치료하게 된다. 위의 여러 치료법과 함께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은 생활속에서 대장항문에 관한 생활수칙을 잘 지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 우선 변비를 막기위해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 하루 1ℓ이상의 물을 마시고,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 과일류와 잡곡, 우유 등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둘째, 규칙적인 생활 및 올바른 배변습관을 기른다. 변의를 무리하게 억제하는 것은 변비의 한 원인이 되므로 규칙적인 생활속에서 배변에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배변시 신문, 잡지류를 읽거나 10분이상 앉아 있으면 장내압이 상승하여 치질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므로 삼가야 한다.
셋째, 온수로 좌욕하는 것을 생활화한다. 매일 배변후 따뜻한 물 1ℓ가량에 소금과 백반을 각각 2큰술 정도 넣어 잘 녹인 후, 항문을 담그고 가볍게 맛사지를 하면 혈액순환을 돕고 상처부위를 살균 및 수축시켜 도움이 된다.
넷째, 항문을 청결히 한다. 가능하면 배변후 비누세척으로 항상 청결을 유지하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다섯째, 맵고 짠 것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금연·절주한다. 특히 붓고 아픈 치질의 경우에는 흡연과 음주는 절대적으로 삼가야 한다.
여섯째,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편안히 엎드린 자세에서 항문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항문부위의 순환을 촉진하고 괄약근을 튼튼히 할 수 있다. 또한 조깅과 같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통하여 전신적인 체력을 기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생활자세라 할 수 있겠다.


출처 : 한방 3내과

작성일 2022-08-08 조회수 2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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