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보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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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총명하게 신체균형 잡아주는 보약
예전처럼 자녀가 여러 명이고 경제사정이 넉넉지 못했을 때에는 식사를 거르지 않게 도시락을 챙겨 보내는 정도만 되어도 퍽이나 다행스러웠기 때문에 보약이나 한약을 먹여 건강하게 자라도록 신경쓰는 것은 거의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자녀를 한 두 명 정도 기르다 보니 최근에 찾아오는 환자의 유형도 영양실조보다는 성장이나 비만과 같은 환자가 많아졌으며, 입학을 앞둔 봄 방학에는 건강하게 만들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한약을 먹이러 오는 부모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다. 아동의 세 가지 변화 첫째, 뇌신경의 발달이 거의 완성되면서 고열과 같은 자극에 의한 경련이 잘 일어나지 않고, 사고력·기억력·판단력·응용력 등의 능력이 생겨난다. 둘째, 복식호흡이 흉식호흡으로 바뀌므로 호흡기가 튼튼해져 기침·콧물·인후염 등과 같은 증상이 줄어들고 면역력이 향상되어 또래 아이들끼리 섞어 놓아도 질병에 감염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 셋째, 보통 생후 6개월부터 난 유치가 빠지게 되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한다. 성인 때 먹는 약보다 효과 더 높아 요즘 우리 주위에 있는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한글을 다 익히고 심지어 만 2세에 한글을 읽을 줄 아는 TV광고가 비춰지기도 하는데, 아이가 아무리 똑똑하고 천재라 하더라도 인체의 건강을 좌우하는 면역력은 만 6세가 되어야 완성되므로 만 6세 이전에는 초등학교에 갈 수 없고, 만 6세 이후에 초등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학제가 구성된 것이다. 드디어 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자기자리와 짝이 정해지고 1시간인 40분 동안 딱딱한 의자에 앉아 견뎌야 하므로, 체력이 약한 소아는 초등학교의 공동생활에 적응하기 힘이 들게 마련이다. 이때 아동은 피로해하며, 신체 허약에서 비롯된 신경질이나 짜증을 잘 내고, 자신감의 결여 등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의 아이들을 보면 이렇게 어린아이들이 무엇을 알까? 하고 무시하고 간과하기 쉬운데 오히려 초등학교 아이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장래의 희망, 정직하고 진실하게 사는 것, 부모의 옳고 그름, 장래 누구와 결혼하고 싶다든지, 소설이나 만화를 읽고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되는 상상 등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런 상상과 꿈이 자신의 원대한 포부와 이상으로 실현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건강이다.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사고도 건전하지 못하고 희망을 잃는다. 또 더 중요한 것은 어른이나 선생님의 참사랑에서 우러난 칭찬이다. 칭찬이야 말로 소아에게는 최대의 보약이라 할 수 있다. 부모들이 한약하면 보약을 떠올리고 보약을 먹이면 머리가 나빠지거나 살이 찐다는 상상을 거의 하게 되는데, 한약을 먹는 이유는 건강하기 위해 먹는 것이며, 소아가 건강하다는 것은 밥 잘 먹고 뚱뚱해지는 것이 아니라 균형잡힌 신체로 성장시켜주고, 정신적, 사회적으로도 건전하게 자라서 훌륭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봄방학 때 진료를 받기 위해 3시간 이상 기다리면서도 밝게 웃으며 '작년에 선생님이 지어준 한약 먹고 건강하고 명랑하게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다'고 고마워하면서 '올해도 선생님만 믿어요!'라고 말하는 부모들이나, 작년에 키가 작아서 찾아 왔을 때는 반에서 자기 아이보다 작은 애가 1∼2명밖에 없었는데 성장을 도와주는 한약을 먹고 자기보다 작은 아이가 5∼6명으로 늘었다고 좋아하는 부모들을 만날 때 진료에 지친 몸이 다소 가벼움을 느끼곤 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다'라고 하였는데, 정성들여 만든 약 처방은 학동기 아동을 건강하고 총명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천식·비염·축농증·설사·소화불량·변비·야뇨증·아토피성 피부염·틱(tic)·코피·식은땀과 같이 학업에 지장을 주는 여러 질환은 학동기에 조금만 신경써서 도와주면 얼마든지 근본치료가 가능하다. 옛 어른은 소중한 자식일수록 떡보다 매를 주라고 했는데, 소중한 자녀에게 쓴 약을 주어 사랑을 대신 표현해 봄이 어떨까?
출처 : 소아과 - 이진용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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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7 | 조회수 | 67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