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약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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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 계피, 갈근, 황기, 우황, 사향 등은 아마 우리 나라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한약의 이름일 것이다. 그렇다면, 계내금, 구판, 대두황권, 밀타승, 왕불류행, 제니, 충위자는? 한의사에게는 수많은 의서를 탐독하는 가운데 너무나 익숙한 약명이겠지만, 그 외의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위의 것들은 가장 큰 한방병원을 운용하고 있는 본원에서는 비교적 보편적인 약들이지만, 다음의 것들은 어떠한가? 서하류, 춘근백피, 판람근, 자화지정, 저마근, 상륙, 청몽석, 토별충, 백초상, 낭탕자, 생철락, 사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한번도 못들어보는 이름들일 것이다. 한약은 우리 나라에서 뿌리를 내리면서 특유한 토착 약재들을 사용하게 되었고, 중국에서 사용되는 다수의 한약들과 합치면 그야말로 방대한 종류를 가진다. 이 중에서 많이들 알고 있는 것은 제쳐두고 그 외, 특이하다고 보여지는 한약들에 대해서 몇 회에 걸쳐 다루어 보기로 한다. 몰약(沒藥), 예수의 탄생시, 동방박사들이 드린 세가지 선물 가운데 하나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몰약은 열대 아프리카나 아시아 서부 등에서 주로 자라는, 감람과에 속하는 몰약나무의 관목에서 얻어지는 수지를 말린 것이다. 거칠고 자갈색의 덩어리로 되어 있고, 짙은 향기가 특이하며, 씹으면 혀에 달라 붙는다. 몰약의 한의학적 약효를 보면, 피를 잘 순환하게 하고, 뭉쳐진 어혈을 흩어지게 하며, 부은 것을 내리고, 진통 작용을 가지며 새살을 돋아나게 한다고 한다. 중세 이전에 그리스가 여러 나라로 나뉘어져 전쟁을 벌이고, 페르시아가 대국으로서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들 때만 해도 귀족들이 기사가 되어 전쟁에 종종 참여했는데, 이 때, 자신의 종자와 하인들이 같이 따라나서서 시중을 들면서 전투가 벌어지면 칼을 잡고 같이 싸우기도 했다. 물론 육박전이 전투의 핵심이었기 때문에 아비규환의 전쟁터 속에서 주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종자들이 부상을 입곤 했는데, 이들은 당시 상처를 치료하는데 명약이었던 몰약은 써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귀족의 신분이라야 몰약을 상비하고 다닐 만큼 몰약은 당시 값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약이었던 것이다. 참고로 이집트에서 미이라를 만들 때에도 몰약은 필수적으로 사용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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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8-29 | 조회수 | 1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