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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과 흰머리

한의학에서는 기혈(氣血)이 충실하면 머리털이나 수염이 검은색을 띄면서 윤기가 흐르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몸의 기운이 점차 약해지면 정혈(精血:인체의 각종 영양대사의 기본이 되는 물질)을 위(머리쪽)로 올려주는 힘이 약해져서 위에서부터 머리털이 희어지기 시작하는데, 그 대강의 연령대를 여자는 42세, 남자는 48세 정도로 본다.

정혈(精血)이 왕성한 사람은 그 나이를 넘어서도 머리털이 검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반대로 허약한 사람은 그 이전부터도 머리털이 희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보약에 자주 처방되는 숙지항(熟地黃)은 신장 기능을 도와주고 보혈(補血)하며 머리털이나 수염을 검게하고 골수(骨髓)를 보충해주는 작용이 있다고 하였다. 이것은 정혈(精血)을 차곡차곡 쌓아서 몸의 허약을 보충해 주는 의미에서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무는 매우면서 단맛이 있는 음식으로 뭉친 기운을 아랫부분으로 끌어내려서 흩어지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일반적으로 소화가 잘 안되거나 담(痰)이 많거나 한 경우에 쓰는데, 숙지황의 작용과는 반대되는 것이어서 숙지황의 정혈을 쌓는 기운을 깍아내는 쪽으로 작용하게 되고, 그래서 정혈이 부족해져서 오는 증상의 일종인 머리털이 희어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숙지황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약재중 하수오(何首烏)라는 약재가 있는데, 이것 역시 숙지황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약제로 무와는 같이 쓰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건강한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몸의 정혈이 아직 왕성한 상태이기 때문에 숙지황이나 하수오가 들어간 약을 복용하는 중에도 실수로 무를 먹게 되는 경우에 머리털이 희어지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한방 1내과 - 김영철 교수

작성일 2022-05-30 조회수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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