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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황토' 맹신은 금물

황토에 대한 기록이 중국 신화를 기록하고 있는 산해경에 이미 나와 있는 걸 보면, 그 만큼 오래전부터 황토의 효과를 이용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토의 다양한 부산물 즉 황토로 만들어져 장시간 사용된 부뚜막의 흙을 복룡간이라 부르는데 이 흙은 임신 입덧에 가장 효과가 있는 특효약물로 지금도 한의학계에서는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든 부엌이 나무장작을 사용하지 않고 연탄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품질 좋은 복룡간을 구하기는 어려워졌다.

요즘 지장수라는 말도 많이 시중에 회자되고 있는데 지장수도 황토에서 만들어진 물이다. 황토에 구덩이를 파서 얻어내는 물을 지장수라고 하는데 대략 90cm정도 깊이가 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겨울은 춥고 땅도 얼지만 90cm 깊이의 땅속은 얼지 않기 때문에 기온의 영향을 일 년 내내 받지 않는 깊이에서 고여 있는 황토수 즉 황토 구덩이에 고여 있는 물이 바로 지장수다. 지장수의 효능은 세상의 모든 독을 해독하는 기능이 있다고 한의학 서적에서는 기록되어 전해오고 있다. 황토의 효능에 대한 설명은 동의보감에 잘 정리되어 있고, 동의보감 이전의 모든 내용을 거의 망라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한의서적을 찾을 필요는 없다.

좋은 황토의 요건과 효능
동의보감의 황토에 대한 내용을 보면 황색 즉 노란색은 오행 중 토, 즉 흙에 귀속되며 세상 삼라만상 중 한가운데 중앙을 뜻하며 노란 흙 즉 황토는 성질이 평이하고 독이 없고 부작용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질 설사를 멈추게 하고 설사 전에 배가 꼬일 듯이 아픈 복통이 있을 때 황토를 사용할 수 있고 약물중독이나 버섯중독 고기 먹고 탈난 경우에도 황토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좋은 황토는 땅속 깊이 90cm이상 깊이 있는 황토를 사용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효과 표준화, 제대로 된 황토 구입 어려워
이처럼 황토가 좋다는 내용만 있고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흙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황토찜질방, 황토로 만든 옹기, 황토 화장품 특히 팩 제품 등에 높은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듯 싶다. 하지만 실상 황토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고 황토의 정의 자체도 부정확한 편인걸 보면, 현재까지 황토라 함은 기반암의 풍화로 형성된 퇴적토양을 황토라 정의하고 있는데 기반암의 종류와 풍화정도, 기후와 퇴적의 시간 깊이 등등에 따라 광물조성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황토의 효능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황토 사용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째, 황토 구성광물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황토라 하여도 매번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 지하 90cm이상의 깊이에서 가져온 황토를 구입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몸 안의 대사 활성화, 노폐물 배출 황토의 효능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째 원적외선을 다량 복사하는 것이고, 둘째 유해물질을 흡착 응집 침전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다. 뜨겁거나 따뜻한 온기를 황토에 가하면 황토는 원적외선으로 복사하기 때문에 원적외선이 인체에 들어오면 진동을 유발하고 열을 발생하면서 인체 내 대사가 활성을 띄고 노폐물이 배출되기 때문에 황토가 매력의 물질로 지금 각광받고 있다고 보여진다.

황토팩 후 남은 찌꺼기 피부과민반응 유발
황토를 이용한 피부 미용팩은 바로 이런 원적외선을 이용한 것인데 황토는 입자가 크기 때문에 팩을 한 후에 깨끗한 세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피부에 황토가루가 남아 오히려 피부과민반응을 유발하기 쉽다. 황토의 유해물질에 대한 흡착 응집 침전효과는 황토를 먹는 것보다 황토를 이용하여 도자기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집을 짓고 살아가는데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황토를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복통이나 위장점막의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황토가 녹아있는 화장용 에멀젼류는 사실 만들어 쓸 수 없다. 왜냐하면 황토가 물에 녹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입자상태로 피부에 접촉되는 경우 부작용이 발생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나노기술이 출현하면서 화장품 유화에 대한 기술이 진일보하고 있기 때문에 황토를 이용한 크림류를 만들고자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 할 수 있다.

 

김윤범 | 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피부미용, 시력저하, 이명·난청

작성일 2024-10-14 조회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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