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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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학능력시험 때는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뜬소문이 그저 근거 없는 소문으로 그치지 않고 오히려 확실한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은데, 제게 진료 받는 중년의 환자분들도 수험생 자녀에게 먹일 요량이라며 우황청심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 사지가 멀쩡할 뿐더러 혈기 또한 방자한 연령의 준성인(準成人)에게, 단지 긴장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사회생의 묘약을 먹여도 되는 것인지, 이번에는 우황청심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태평혜민화제국방에 등장 우황청심원에서 우황청심환으로 약재와 약물 30여종으로 구성 주사(朱砂)·석웅황(石雄黃)·금박(金箔) 등의 광물성 약물 등 모두 30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 식물·동물·광물이 한데 어우러진 알약은 어떤 효능이 있느냐? 약물의 가짓수가 워낙 많아 각각의 효과를 나열한 뒤 이를 취합하여 전체 처방의 효능으로 설명하기는 몹시 힘든데, 한마디로 하면 처방 이름이 뜻하는 것처럼 '청심(淸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장에 쌓인 화열(火熱)을 식혀서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지요. 좀 모호합니까? 그렇다면 동의보감에서 발췌해 보겠습니다. 우선 중풍문(中風門)의 '갑작스런 중풍에 따른 구급처치(卒中風救急)'라는 조문(條文)에서는 "갑작스런 중풍으로 사리를 분별치 못하고, 담연(痰涎)으로 꽉 막혀 정신이 어렴풋하며, 말이 불분명하고 입과 눈이 삐뚤어지며 손발을 잘 쓰지 못하는 것 등을 치료한다(治卒中風 不省人事 痰涎壅塞 精神昏 言語蹇澁 口眼 斜 手足不遂等證)"고 하였습니다. 또 신문(神門)의 '정신병에 활용 가능한 약물 및 식이(神病通治藥餌)'라는 조문에서는 "심(心)의 기운 부족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여 아무 때나 기뻐하거나 화내는 것, 혹은 전광(癲狂; 지나치게 조용히 움츠려 있다가 미친 듯 날뛰는 병) 발작으로 정신이 착란된 증상 등을 치료한다(治心氣不足 神志不定 喜怒無時 或發癲狂 精神昏亂等證)고 하였습니다. 어떻습니까? 우황청심환 하면 떠오르는 막연한 느낌과는 상당한 차이가 나지 않습니까? 동의보감에 낱낱이 드러나 있듯이, 우황청심환은 중풍이나 정신병으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경우에 쓰는 약이지, 절대 수험생의 안정제가 아닌 것입니다. 물론 인생항로를 좌우하는 실로 중차대한 시험을 앞두고 가슴 졸이는 부모 심정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 해도 알약 하나 삼키게 하기보다는, 어떤 난관과도 '맞짱' 뜰 수 있는 대범함을 발휘할 수 있도록, 평소부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북돋아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한방 6내과 - 안세영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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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1-17 | 조회수 | 24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