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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산(生脈散)

여름철 무더위 극복 처방으로 난무
냉방병 걱정해야 하는 요즘 처방 신중해야

요 며칠은 완연한 여름이다. 아직 30℃를 넘기진 않았지만 체감온도는 삼복더위를 무색하게 하고도 남으리라 여겨진다. 그래서 저처럼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고 쉬 더위를 타는 사람이라면 벌써부터 여름을 어찌 보낼까 걱정이 태산일 것 같다. 하지만 사실 그토록 걱정할 필요는 또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소위 정보화 시대, 인터넷 시대 아닌가? 건강 관련 사이트를 조금만 뒤적이면 생맥산(生脈散)이라는 무더위 극복 처방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으니까? 물론 생맥산만 차처럼 끓여 먹으면 정말로 여름을 잘 이겨낼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생맥산의 유래
생맥산은 중국 금나라 때 이고(李皐)라는 의사가 저술한 내외상변혹론(內外傷辨惑論)이란 책에 가장 먼저 등장한다. 이고는 자호(自號)를 도인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동원노인(東垣老人)이라 하였는데, 워낙 뛰어난 의술을 지녔던 덕택에 그에게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이 감히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모두 이동원(李東垣)이라 칭하였다고 전해진다. 아무튼 이고, 아니 이동원은 유완소(劉完素), 장종정(張從正), 주진형(朱震亨)과 함께 소위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로 일컬어질 정도로 의술이 출중했는데, 그는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서 인체 내의 원기(元氣), 특히 소화기계로 비유될 수 있는 비위(脾胃)의 기운을 보강하는 방법을 중요시하였다.

그가 살았던 시대에는 전란(戰亂)이 끊이지 않아 사람들은 항상 굶주림에 시달리고 정신적으로도 평안치 못해 질병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전처럼 병사(病邪)를 공격하는 방법으로는 아무리 치료를 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이동원은 비위가 손상되면 모든 병이 발생한다는 내상학설(內傷學說)을 주창하면서 원기의 보강에 힘쓰게 되었다. 이 때문에 후세에 그를 대표로 하는 학파를 보비파(補脾派)라 불렀는데, 원나라 때의 명의 나천익(羅天益)과 왕호고(王好古) 역시 보비파에 속하여 보원기(補元氣)를 중요시하였다.

허약해진 우리 몸의 원기 보강 생맥산
생맥산에 대한 소개를 하다보니 생맥산이란 처방을 창안한 이동원에 대한 설명이 많아져 이야기가 옆으로 샌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생맥산의 효능을 한마디로 말하면 바로 허약해진 우리 몸의 원기를 보강하는 ‘보원기’이기 때문이다. 뜨거운 여름철의 후끈한 열기로 인체의 원기가 손상 받음으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 가령 땀을 많이 흘리고 입이 마르며 온 몸이 노곤하고 맥이 약한 경우 등을 원기를 보충하고 강화해줌으로써 해결한다는 것이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적절히 배합
이제 생맥산에 대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자. 생맥산은 오행설(五行說)의 이론에 따라 소위 ‘화극금(火剋金)’하는 것을 치료하고자 만들어진 처방이다.‘하월염서(夏月炎暑)’라는 말처럼 여름철은 뜨거운 열기인 화(火)가 성행하는 계절인데, 이럴 때엔 인체 내의 장부 중 금(金)에 해당하는 폐(肺)가 마치 불에 의해 쇠붙이가 녹아내리듯 가장 손상받기 쉽다는 생각에 착안한 것이다.

폐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인삼(人蔘), 폐열을 식히면서 진액을 보충해주는 맥문동(麥門冬), 축 쳐져 늘어진 폐를 추스려주는 오미자(五味子)를 적절히 배합함으로써 여름철의 열사(熱邪)에 손상되어 나타날 수 있는 폐의 허약함, 원기의 부족을 치료하고자 한 것이다. 후세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운을 돋구어주는 황기(黃?)와 감초(甘草), 열기(熱氣)를 해소시키는 황백(黃栢), 여름철 배탈설사의 치료에 뛰어난 향유(香?)와 백편두(白扁豆)를 추가하여 무더위 극복의 효능을 더욱 높이고자 하였다.

여름철의 뜨거운 열기인 “화” 치료
‘원기가 떨어졌다, 기운이 없다’는 말이 ‘맥 빠진다, 맥 풀린다’, 더 나아가 시쳇말로 ‘맥아리가 없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신다면 동원노인께서 갈파한 “맥이란 곧 원기다(脈者 元氣也)”란 이론을 이미 체득한거나 다름없다. 아울러 폐를 보하여 맥을 회복시키는, 소위 보폐복맥(補肺復脈)하는 효능이 있는 까닭에 처방 또한 근사하게 생맥산이라 이름붙일 수 있음도 이해하실 것이다. 아무튼 생맥산은 무더운 여름철의 열기가 폐의 원기를 손상시키는 까닭에 나타나는 전신권태, 무기력, 지나친 땀, 기침과 갈증 등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익기해서(益氣解暑)’, 즉 기운을 북돋우면서 여름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는 멋진 처방이다.

전신권태, 무기력, 지나친 땀, 기침과 갈증 등을 해소
그럼 생맥산만 끓여 마시면 여름을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을까? 옛날 손진인(孫眞人)이란 의사는 헐벗고 굶주려 걸핏하면 더위 먹는 병자들을 안타깝게 여겨 여름철엔 생맥산을 항상 복용할 것을 권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때의 여름과 오늘날의 여름은 사뭇 다르지 않습니까? 그 시대야 일사병, 열사병을 걱정하던 시절이지만 요즘은 에어컨의 과도한 사용 때문에 냉방병을 염려하는 시대 아닌가?

약은 병이 있을 때 먹는 것이다. 썰렁할 정도로 에어컨 틀어놓고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면서 무더위 극복 한약을 음료처럼 들이킨다? 세상에 이보다 더한 넌센스가 또 어디 있을까?

작성일 2018-04-02 조회수 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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