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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의 먼지를 삼겹살로 씻는다고?
한방병원 5내과 정승기 교수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로서 생장 발생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계절이다. 겨울동안 자연의 모든 생명체들은 기운을 안으로 움츠려 최소한의 생명유지를 위하여 애쓰던 생리작용이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자신을 표현하기 위하여 왕성한 생명력을 지닌 계절이도 하다.  

작은 우주로 불리는 인체 내에서도 모든 에너지의 발생근원을 자극하는 작용이 왕성해지며 실외에서의 활동도 많아지는 계절이다. 이런 자연현상에 순응하기 위해서 우리 몸에서는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나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여 자칫 면역기능은 약화되며, 몸은 무겁고 평소보다 더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봄철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 계절의 변화에 따르는 기온의 변화, 황사, 꽃가루 및 대기 중에 떠다니는 호흡기자극 물질들이다. 이와 같은 자극 인자들은 호흡기질환, 특히 알레르기 천식, 알레르기 비염, 또는 알레르기 결막염 등 여러 종류의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황사는 삼국사기에도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래된 현상이다. 중국 황토지대에서 강한 바람에 의하여 고공으로 올라간 많은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떨어지는 현상 또는 떨어지는 모래흙을 말한다. 최근 황사현상은 점점 심해지는 경향을 보여, 이제는 황사로 인한 피해가 생물체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심할 경우 숨쉬기나 눈을 뜨기도 불편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다.

호흡기 자극물질의 세상, 봄
황사현상은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3~5월에 나타나는데, 최근 5년간의 황사 발생 횟수를 보면 한 해 최고 27번까지 황사가 나타난 적이 있을 정도이다. 황사의 주성분은 황토이지만 최근 황사에는 아황산가스나 실리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심지어 다이옥신까지 섞여져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철저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황사와 함께 오는 각종 먼지는 숨을 쉴 때 콧속의 점막으로 들어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며 이는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증, 두통 등을 동반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악화된다. 또 후각장애, 코 답답함, 눈물과다, 목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황사는 눈에도 피해를 주는데, 각결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해 눈에 손상을 준다. 특히 알레르기성 체질인 사람은 모래 먼지 속의 중금속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증세가 더 심각해지고, 이 때문에 황사 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진행되기 쉽다.

특히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기관지천식도 조심해야한다. 공기 중의 황사가 기도로 들어가면 기도 점막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으며 정상적인 사람도 호흡이 곤란해지고 목이 아프기도 한다. 특히 기관지천식 환자나 만성기관지염 환자가 황사에 노출되면 호흡이 곤란해지는 등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천식 환자는 황사가 심해지면 외출을 삼가고 가급적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황사와 돼지고기
매년 황사가 전국을 휩쓸면 돼지고기 판매량이 껑충 뛴다고 한다. 이와 함께 곁들여 먹는 야채와 소주도 덩달아 판매량도 뛴다고 한다. 아마도 '돼지고기가 먼지를 씻어낸다'는 믿음 때문인 듯 하다. 근원지를 알 수 없지만 대청소나 이사 등으로 먼지를 많이 접한 날은 삽겹살로 목에 있는 먼지를 씻어내어 내는(?) 사람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삼겹살이 목에 걸린 먼지를 씻어내고, 진폐증을 예방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 기도를 통해 들어가는 황사에 돼지고기가 세척작용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한번 '열풍'이 불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한국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단백질 보충효과 있지만 체중증가 불러올 수도
한때 석탄광산의 광부들 사이에서는 진폐증 예방에 좋다는 속설이 전해내려 와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광부나 건설노동자들이 돼지고기를 즐겨 먹게 된 것은 부족한 단백질 보충 효과 때문일 것이다.

돼지고기 하면 비계를 연상할 정도로 지방질이 풍부한 데 이중 불포화지방산이 탄산가스 등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중화시켜 주는 기능이 조금 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유는 각종 패스트푸드와 고기 등 평소 기름진 음식을 통해 불포화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하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돼지고기를 챙겨 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 궁핍했던 시절에야 열량 높은 돼지고기가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그 기름기가 자칫 체중증가만을 불러올 수 있다.

황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 외출 시에는 안경, 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하도록 한다.
  • 기도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고 고단백질 위주의 영양식을 한다.
  • 침구류는 밖에 널지 않는다.
  • 황사가 심할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방을 닦아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뚜렷한 원인이 없이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에게 상담, 검진을 받도록 한다.
작성일 2019-06-10 조회수 7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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