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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십전대보탕! 기혈을 보충·보강하는 효과적 but 그도 역시 한약이다!

한방6내과교수/ 안 세 영

본격적인 삼복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염천지절(炎天之節)의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복지안동(伏地眼動)만을 일삼고 싶은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여름철에 보약(補藥)을 먹으면 땀으로 다 흘러나와 효과가 없다"는 얼토당토 않는 말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소위 '보약'을 찾게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입니다. 해서 이번에는 일반인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알려진, 때문에 보약의 대명사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에 대해 알아봅시다.

'태평혜민화제국방에' 처음 등장한 십전대보탕
십전대보탕은 송(宋)나라 때의 방서(方書)인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에 맨 처음 등장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국민복지 증진에는 의료시혜가 빠질 수 없었던지 송나라에서도 요즘의 국립의료원에 해당하는 태의국(太醫局)이란 곳을 두어 운영하였는데, 이 태의국에서 1078년에 초간(初刊)한 총 10권의 성약처방집(成藥處方集)이 곧 태평혜민화제국방입니다. 서명(書名)이 너무 길지요? 그래서 필자 같은 한의사들은 '화제국방'이라고 하거나, 그도 귀찮으면 '화제'란 '처방전'이란 의미에 불과하므로 그냥 '국방'이라고 부르지요. 재미있는 것은 처음에는 책이름을 무미건조(?)하게 '태의국방'이라 하였다가, 진사문(陳師文)이란 의사가 30여년에 걸쳐 수 차례 수정·보완을 진두지휘한 뒤 1107년 개정증보판을 펴낼 때 '태평혜민'이란 접두어를 붙였다는 사실입니다. 정치성, 혹은 아부성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태평혜민화제국방은 범국가적인 사업으로 편찬한 의서(醫書)답게 그 시대에 의약계는 물론 민간에서 효험이 있다고 알려진 거의 모든 처방들 - 그 종류만도 788가지를 수록해 놓았습니다. 또한 찾아보기 쉽도록 상한(傷寒)·담음(痰飮)·부인제질(婦人諸疾)·소아제질(小兒諸疾)·잡병(雜病)·인후구치(咽喉口齒) 등으로 병증(病證)의 카테고리를 14종으로 일목요연하게 분류하는 한편, 각각의 처방이 갖는 주된 치료효과, 증상에 따른 약물의 가감(加減) 및 약재의 가공처리방법 등도 자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수록된 처방의 형태는 주로 환산제(丸散劑), 즉 알약이나 가루약인데, 우리들의 귀에 너무나 익숙한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도 이 책에 실려있는 방제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질병의 원인 등 의학이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원(元)나라 때의 주진형(朱震亨)은 '화제국방'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국방발휘(局方發揮)'라는 책을 저술했답니다.

십전대보탕에 들어간 약재는...
송나라 때의 국책사업 결과물에 대한 설명이 좀 길었지요? 이제 십전음(十全飮) 혹은 십보탕(十補湯) 등으로도 불리는 십전대보탕에 대해 살펴봅시다. 십전대보탕은 당귀(當歸)·천궁(川芎)·숙지황(熟地黃)·백작약(白芍藥)으로 구성된 사물탕(四物湯)과 인삼(人蔘)·백출(白朮)·복령(茯 )·감초(甘草)로 구성된 사군자탕(四君子湯)을 합하고, 여기에 목향(木香)과 침향(沈香)을 더해 총 10가지 약재로 조합한 처방입니다. 곧 보혈(補血)의 대표적 처방인 사물탕과 보기(補氣)의 대표적 처방인 사군자탕을 합방(合方)한 이른바 팔물탕(八物湯)으로 기혈(氣血)을 쌍보(雙補)하되, 보강된 기혈이 체내에서 잘 순환될 수 있도록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목향과 침향을 더한 것입니다. 후대에는 이동원(李東垣)이 목향과 침향을 황기(黃 )와 육계(肉桂)로 바꾸어 보익기혈(補益氣血)에 더욱 치중하였는데, 이같은 방식이 계속 이어져 오늘날 십전대보탕이라 하면 으레 황기·육계가 들어간 처방을 의미합니다.

기혈을 보충·보강하는데 '캡'인 처방
따라서 십전대보탕은 체내의 기혈부족으로 인한 모든 병증, 예를 들어 허약함이 장기간 계속되어 음식을 도통 먹지 못하는 경우, 오랜 병으로 몸이 쇠약해져 수시로 조수(潮水)와 같은 열이 발생하고 뼈마디가 시리고 아프며 땅기는 경우, 얼굴 색이 누렇게 뜨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경우, 각종 병을 앓은 후에 기운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경우, 걱정과 근심으로 숨차고 속이 그득하며 메스꺼운 경우 등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보약입니다. 한마디로 기혈을 보충·보강하는데는 아이들말로 캡인 처방이지요.

십전대보탕도 보약임을 명심하라!
하지만 십전대보탕은 문자그대로 '보약'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원래 '보(補)'라는 한자는 의복이 낡고 닳아서 구멍이 난 것을 수선하여 보충한다는 뜻이거든요. 옷이 멀쩡한데도 불구하고, 단지 값비싼 모피라는 이유만으로 덧대어 짜깁기를 한다면 오히려 누더기를 만드는 꼴 아니겠어요? 유교(儒敎)의 조종(祖宗)격인 정자(程子)께서도 천하의 바른 도리(正道)와 정해진 이치(定理)는 다름 아닌 중용(中庸)이라 하셨습니다. 한의학 치료방법의 최근간(最根幹) 역시 "모자라면 보충하고, 넘치면 깎아낸다(虛則補之, 實則瀉之)"는 중용의 미덕을 추구하는 것이니, 무턱대고 십전대보탕을 찾기보다는 보약이라는 사실에 지나치게 집착한 것은 아닌지 한번쯤 돌이켜보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

작성일 2019-08-12 조회수 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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